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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시 진행의 새 변수, 맥락막 두께 변화 (근시 진행, 맥락막, 안구)

by noranhobak 2025. 12. 14.

근시 진행은 오랫동안 안구 근육의 긴장이나 공막의 신장으로 설명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연구들은 이 두 요소보다 훨씬 앞단에서 반응하는 조직으로 ‘맥락막’을 지목하고 있다. 맥락막 두께의 미세한 변화는 안구 길이 변화의 선행 지표로 작용하며, 근시 진행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근시 진행과 맥락막 두께 변화의 관계

맥락막은 망막과 공막 사이에 위치한 고혈관 조직으로, 단순한 영양 공급층이 아니라 안구 성장 조절에 직접 관여하는 조절자 역할을 한다. 특히 근시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맥락막은 수 시간에서 수일 단위로 두께 변화를 보이며, 이 변화는 공막 리모델링 이전에 발생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실험적 근시 모델에서 초점이 망막 뒤쪽에 형성되는 상황이 지속되면, 맥락막은 즉각적으로 얇아지는 반응을 보인다. 이는 망막과 공막 사이 거리를 줄여 초점 위치를 조정하려는 생리적 반응으로 해석된다. 흥미로운 점은 이 맥락막의 얇아짐이 단순한 수동적 변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맥락막은 혈류량 조절, 혈관 투과성 변화, 비혈관 평활근 세포의 수축을 통해 두께를 능동적으로 변화시킨다. 이러한 변화는 안구 길이 증가 신호를 공막에 전달하는 매개 단계로 작용하며, 결국 장기적인 안축장 증가로 이어진다.

공막 이전 단계에서 작동하는 맥락막의 생리학

기존 근시 이론의 한계는 공막을 최종 결과로만 설명했다는 점이다. 공막은 실제로 변화 속도가 느린 조직이며, 단기간 내 근시 진행 속도를 설명하기에는 반응성이 떨어진다. 반면 맥락막은 하루 단위로도 두께 변화가 관찰될 만큼 역동적인 조직이다. 광자극, 초점 흐림, 일조량 변화에 즉각 반응하며, 이 반응이 누적될 때 안구 성장 방향이 결정된다. 맥락막 두께 감소는 단순히 얇아지는 현상이 아니라, 맥락막 혈류 감소와 산소 분압 변화, 성장 인자 발현 변화와 연동된다. 특히 TGF-β, VEGF 계열 신호는 맥락막을 거쳐 공막 세포에 전달되며, 콜라겐 재배열과 탄성 변화에 영향을 준다. 이 과정에서 공막은 ‘늘어나는 원인’이 아니라 ‘신호를 받은 결과물’에 가깝다.

맥락막 두께 변화가 시사하는 근시 관리의 방향

맥락막 중심 관점은 근시 관리 전략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야외 활동 증가가 근시 억제에 효과적인 이유 역시 맥락막 반응과 깊은 관련이 있다. 자연광 노출은 맥락막 혈류를 증가시키고 두께를 일시적으로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안구 길이 증가 신호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또한 특정 광학적 처방이나 초점 설계가 근시 진행을 늦추는 이유도, 망막-맥락막 축의 신호 전달을 변화시키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근시 진행은 단순한 시력 문제나 구조적 문제를 넘어선 ‘조직 간 신호 조절 실패’에 가깝다.

근시 진행을 공막이나 근육 문제로만 설명하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맥락막 두께 변화는 안구 성장 조절의 선행 신호로 작용하며, 근시 진행의 방향과 속도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다. 근시를 근본적으로 이해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반응하는 조직인 맥락막에 주목해야 한다. 이 관점의 전환이 근시 연구와 임상 전략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다.